방금 전 다음과 같은 메일을 대한수학회에서 받았다. 요지는 MDPI에서 발행하는 두 학회지 Symmetry와 Mathematics가 (대한수학회 차원에서도) 약탈적 저널로 분류된다는 것.

약탈적 저널/학회의 정의는 다양하게 있는데, 보통 큰 게재료를 받으며 빠른 심사를 해주고, 엄청나게 많은 논문을 받음으로 임팩트팩터를 높히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리뷰 퀄리티는 엉망이기 마련이고, 따라서 실린 논문들도 딱히 믿을만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약탈적 저널에 논문을 내고, 이런 약탈적 저널은 왜 생기는걸까? 이에 대한 대답이 위 메일에 언급된 외국(?) 수학자의 메일에 대략 요약되어 있다. 적당히(대부분을?) 발췌해서 번역/의역하면 다음과 같다.
두 수학저널 Symmetric와 Mathematics는 한국 수학 커뮤니티를 죽이는 피드백을 생성하고 있습니다. (중략) 최근 2년간 한국의 50개가 넘는 대학에서 젊은 연구자들과 성숙한 연구자들 이 수백개의 눈몬을 위 저널에 출판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약탈적 저널의 스캔들과 다르게, 여러 가장 훌륭한 대학들도 포함됩니다. (중략)
3년전만 해도 해당 학술지에는 고작 몇 교수들만이 논문을 냈어요.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학생들과 함께 해당 학술지에 논문을 내기 시작했어요. 졸업 이후에는 그 학생들은 굉장히 높은 점수를 보이며 좋은 자리를 잡겠죠, 저 학술지들의 높은 임팩트팩터와 많은 수의 논문때문에요. 임용되고 나서는요? 이제 더 나쁜 피드백이 생기는거예요. 그들은 NRF같은 국가과제들을 받게되겠죠.
여기서 (약탈적 학술지의) 창의적인 경제가 끼어드는거죠. 그들은 NRF 펀딩으로 약탈적 학술지에 논문을 내는 돈을 커버할꺼고, 그래서 대부분의 저자들은 사실상 약탈적 학술지에 돈을 하나도 안내죠. 그러면 여기서 대학교는요? 물론 그들에게 훌륭한 연구장려금을 주게될거고, (중략) 이러한 일들은 반복되겠죠. 정부관계자는 기뻐하겠죠, 연구성과가 굉장해 보이니까요.
그렇지만 여기서 거대한 세금이 쓰이는거죠..
우리가 이런 걸 어떻게 막을수 있을까요? 시작점은 아마 다른 수학자 친구들에게 이걸 알리는걸거예요. 그래서 내가 이 익명 메일을 보내는거구요.
원문은 영어인데, 메일 보낸사람이 정말 외국인인지는 확실치 않다. 여튼 MDPI등의 곳에서 약탈적 학술지로 저런 창의적인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경우가 있다는 것 -_-.
이러한 약탈적 학술지에 목매는 현상은 어찌보면 후진적인 과제평가 기준때문인데, 대부분의 정부과제에서는 임팩트팩터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근데 수학에서 임팩트팩터가 1 넘는 학술지가 거의 없는데, 1을 꼭 넘기길 요구하는 경우가 잦다. 심지어 CS계열은 학술지보다 학회가 우선인데, 학회는 임팩터팩터가 없으니 아예 성과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전에 몸담았던 암호학 계열은 가장 좋은 학술지로 꼽히는 Journal of Cryptology의 임팩트팩터가 고작 1 근처이다.
결국 연구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임팩트팩터가 높은 저널을 탐색하고, 해답으로 나오는게 큰 학술회의 메가저널인 PLOS ONE이나 Scientific Report, IEEE Access등에 (가끔은 더 발전시킬 여지가 보이는) 적당한 결과를 내거나, 약탈적 학술지에 (종종 약탈적인것도 정확히 모르고) 내는것이다.
좀 더 성과를 정성적으로 봐주면 좋을텐데, 그것도 그것 나름의 나쁜점이 생길테니 -_- 쉽지않은 문제다.
2021.02.15 추가: MDPI의 저널이 모두 약탈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건실하고 전통적인 학회지들에 비해 MDPI의몇 저널들이 약탈적이라는 말을 듣거나, 퀄리티가 낮거나 pseudo-science라고 불리는 논문들도 받는다는 논란이 큰 편이라는 것. 위키페이지를 참조하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