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탄핵이 이뤄지지 않았던 아득한 날에 BIYN회원들이 만났습니다. 집회에 참여하고 또 집회를 바라보며 느낀 걸 나누고, 우리도 ‘이 시국에 기본소득’을 말해보자며 저마다 발언문을 썼습니다.
“한 명의 사람에게 예측 가능하고 충분한 현금이 무조건 주어진다면, 모두가 침해받지 않을 수 있는 자기 세계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그 세계끼리 마구 부딪치며 무슨 소리를 낼까요?”
☀️ 혜원
안녕하세요, 저는 BIYN에서 활동 중인 혜원이라고 합니다. BIYN은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모임인데요. 저는 주간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야간에는 짬짬이 BIYN 운영 업무를 하고 있어요. 올해로 직장 생활 5년 차가 되는데, 활동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점점 선명해집니다. 왜 이렇게 계속 활동을 하고 싶을까요? 잠깐 생각에 빠져보면, 서로에게 폭력적이고 적대적인 사회 관념을 맨몸으로 견딜 수는 없다는 이유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웃으면서 친절하게 학력 차별하는 사회, 비정규직 차별하는 사회, 과잉 노동하는 사회, 여성 차별하고 성소수자 혐오하는 사회에서 융통성 있게 구는 게 다가 아니라고, 그 관념은 옳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모임이 너무도 간절히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청소년일 때 기본소득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기본소득의 원칙인 무조건성, 현금성, 정기성, 개인성, 충분성에 마음이 끌렸어요. 한 명의 사람에게 예측 가능하고 충분한 현금이 무조건 주어진다면, 모두가 침해받지 않을 수 있는 자기 세계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그 세계끼리 마구 부딪치며 무슨 소리를 낼까요? 너무 다양한 세계가 물밀듯이 밀려 들어오는 것을 보다 보니 겨우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것, 동성을 사랑하는 것, 비정규직 단시간 근로자인 것은 그다지 중요치 않아지진 않을까요? 예상치 못한 계엄으로 기존 질서 일부가 무너지고, 악인들이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지금 기본소득이 주어진 삶을 보다 진지하게 상상해 보게 됩니다. 하루에 그저 순응하고 견뎌내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싶으신 여러분이 기본소득 운동을 더 궁금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기본소득이 존재에 대한 인정이자 적극적인 형태의 응원이라고 이해했어요. 나를 침해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 개인은 어떨까요? 응원받는 개인이니 포용적이고 단단한 마음을 갖지 않을까요?”
🌴소희
안녕하세요. 저는 BIYN에서 활동 중인 소희입니다. 저는 주기적으로 제가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지를 생각합니다. 내가 삶의 어떤 주기를 지나고 있느냐에 따라 제가 피하고 싶은 무엇은, 일이나 직장일 수도 있고, 경제적 곤궁함일 수도 있고, 관계나 상실, 어떤 감정일 수도 있죠. 그 사람의 역사에 따라 다를 텐데요. 우리가 떠올린 그 무엇은 아마 각자의 삶을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삶을 침해하는 것에서부터 벗어나려면, 일단 생각할 여유가 필요할 거예요.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해도 되는지 파악해야 하니까요. 이 시도가 단박에 성공할 순 없겠죠. 하지만 시도하면 달라질 가능성을 얻을 거예요. 내가 나에게 필요한 것을 선택하고, 실패해도 계속 시도할 수 있으려면 무엇이 있어야 할까요? 저는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은 조건부로, 단기적으로 지급되지 않습니다.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기본소득이 주어지는 거죠. 저는 기본소득이 존재에 대한 인정이자 적극적인 형태의 응원이라고 이해했어요. 나를 침해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 개인은 어떨까요? 응원받는 개인이니 포용적이고 단단한 마음을 갖지 않을까요? 포용적이고 단단한 개인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죠. 덜 억울하고, 덜 구속하며, 덜 압박하는 그런 사회 말이에요. 저는 그런 사회를 꿈꾸며 기본소득을 지지합니다. 기본소득이 궁금하신 분들은 BIYN을 검색해 주세요.
“광장이 연대하고 호명하는 구체적인 소수자들의 목소리에서 내가 이전에 기본소득을 들고 연대했던 현장의 얼굴들, 그들이 기본소득이라는 가상의 시민 계약을 통해 선선히 전해주던 좋은 삶의 불빛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희원
안녕하세요, 저는 BIYN에서 활동하는 희원입니다. BIYN은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모임입니다. 기본소득은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조건 없이 생계를 위한 일정 수준의 현금을 지속적으로 지급하자는 정책 아이디어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가 없이 존재 자체로 돈을 받는 것은 부도덕하다는 통념을 자주 마주합니다. 저는 이전에는 그 통념에 반기를 들고 설득하고자 했었어요. 나와 당신, 우리에겐 그러해 마땅한 자격과 존엄이 있다고요. 그것을 사회권이라고 부른다고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지쳐서 목소리 내기를 그만두어왔던 것 같아요. 동료 시민들과 대화하고자 하는 열린 마음이 어느덧 닫혀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혐오의 시대에 살고 있어. 매일매일 한 사람 한 사람을 직접 마주하는 일로는 이 세상이 바뀌지 않아… 같은 섣부른 좌절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오늘 이 시국에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광장에서 여러 분의 목소리를 직접, 또 간접적으로 보고 들으며, 우리가 서로의 삶을 구할 수 있는 동료 시민들이라는 믿음이 되살아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광장이 연대하고 호명하는 구체적인 소수자들의 목소리에서 내가 이전에 기본소득을 들고 연대했던 현장의 얼굴들, 그들이 기본소득이라는 가상의 시민 계약을 통해 선선히 전해주던 좋은 삶의 불빛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이 시국에 기본소득? 이라는 생각이 스스로도 듭니다. 하지만 마치 과거로 역행한 듯한 이 시국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오늘이 분명히 과거의 역사가 되풀이될 수 없는 미래로 건너왔음을 느끼게 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에 대한 탄핵과 심판은 우리가 질 수 없기 때문에 이기고야 말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싸움을 이겨내고 우리는 분명히 미래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미래에 기본소득이라는 동료 시민들의 상호 지지적 사회 안전의 약속이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니 다시 성실히 이야기하고 다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국에서부터요. 감사합니다.
“누군가의 권력에 대한, 돈에 대한 끝없는 욕심으로 누군가의 생계가, 생활이, 존재가 부정당하고 부서지고 쫓겨나는 게 당연한가요? 당연히 당연하지 않습니다. 저는 한 사람이 한 사람 몫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 위해서 기본소득이라는 것을 지지하게 되었어요.”
🪐이름
안녕하세요. 저는 BIYN이라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기본소득이 주어져야 한다는 이야기하는 시민단체입니다. 비록 정식으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이 되어있지는 않지만, 저는 이 활동을 2011년부터 시작했고, 이제 15년이나 되었네요. 제가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도 지금 이 광장처럼, 다양한 많은 시민이 모여있던 어느 투쟁 현장에서였습니다. 그곳은 재개발로 철거되는 농성장이었어요. 저는 그때 처음으로 용역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작은 건물에 밀려 들어오고, 모여있던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끌려 나가고, 그 모습을 경찰들이 둘러싼 채 그저 바라만 보는 모습을 처음 보았어요. 그것이 정당한 기업의, 자본의 권리라고들 말했습니다. 그 이야기가 정말 이상했어요. 저는 그런 일은 일어나면 안 된다고 느꼈습니다. 그것을 천부인권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그 정도의 선은 우리 사회가, 공동체가, 국가가 지키기로 약속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것이 지나친 이상론이고 허황된 꿈인가요? 살면서 모두가 원하는 것을 전부 이루면서 살아갈 수 없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권력에 대한, 돈에 대한 끝없는 욕심으로 누군가의 생계가, 생활이, 존재가 부정당하고 부서지고 쫓겨나는 게 당연한가요? 당연히 당연하지 않습니다. 저는 한 사람이 한 사람 몫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 위해서 기본소득이라는 것을 지지하게 되었어요.
우리가 우리 각자의 모습인 채로 우리 모두의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자꾸 만나고 모이는 요즘에 저는 다시 기본소득을 알게 된 처음의 그 생각이 납니다. 기본소득은 너무 많은 돈이 들어서 안 된다고, 바보 같고 욕심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 바보 같은 곳에 쓰고 경제가 완전히 망가질 거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내란 사태를 통해서 우리가 보게 된 것은 무엇입니까? 누가 바보 같고 채울 수 없는 욕심을 쫓으면서 경제를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나요? 누가 그 많은 돈을 허공에 불태우고 있나요? 윤석열과 내란의힘, 편향적인 언론과 그 이면에 숨은 한국의 오래된 권력의 실체가 이제 분명하게 보입니다. 그 모든 것들을 이제 청산할 때입니다. 낡은 것들을 떠나보내고 모두의 것으로 세상을 채워갈 기회가 지금 우리에게 왔습니다. 어리석은 그 인간들에게 감사합니다. 우리 각자의 자리를 함께 만들어갑시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무엇을 믿고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으니 썩은 동아줄 같은 지금의 자본주의를 붙잡는 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이 자리를 털어내고 다른 세상을 찾고 꿈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같이 기본소득이라는 대안을 같이 꿈꾸고 믿어보면 어떨까요.”
✨슬기
안녕하세요. BIYN에서 활동하는 슬기입니다. 생각하면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하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그 여러 질문 중에 제게는 ‘내가 기본소득을 받는다면?’이 있습니다. 시민으로 받는 기본소득을 알게 된 이후로 지금까지 즐거운 상상은 점점 구체화되고 깊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것이 되었습니다. 막연하다거나 현실이 되지 않을 거라는 이유로 뒤로 미루기엔 너무 아까운 질문이지 않나요. 제 친구는 매주 당첨을 진심으로 바라며 연금복권을 삽니다. 저는 허황된 것에 돈을 쓰지 않는 사람이지만, 기본소득을 받을 세상은 오히려 로또에 당첨되는 일보다 가까운 일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이미 개개인을 벼랑 끝으로 모는 자본주의는 실패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미 실패한 세상입니다. 허나 그다음 무엇을 믿고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으니 썩은 동아줄 같은 지금의 자본주의를 붙잡는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은 실패했다고 느낀다면 이 자리를 털어내고 다른 세상을 찾고 꿈꿨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그런 동료, 친구들이 더 필요합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당신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같이 즐거운 상상을 하며 지금의 하루를 꾸역꾸역 사는 게 아니라 기분 좋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여유롭고 평온한 일상이 특정 누군가만의 운 좋은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하루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금의 자본주의도 한 명이 꿈꿨다면 이뤄지지 않을 세상이었습니다. 그러니 같이 기본소득이라는 대안을 같이 꿈꾸고 믿어보면 어떨까요. 그러면 정말 로또 당첨보다 현실적으로 일상이 달라질 거라 믿습니다.
“광장의 시간이 끝난 후에도 우리 모두에게 광장에서처럼 똑같이 시간이 주어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그리고 동료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틈이 있기를 바라며 저는 오랜만에 기본소득 운동을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진
안녕하세요. 2008년도 이후 처음으로 집회 오는 게 불편하지 않은 기본소득 운동을 하는 BIYN 회원 입니다. 오지 않는 체포를 기다리며 우리의 일상은 윤석열의 체포 뒤로 윤석열의 파면 뒤로 국민의 힘 정당 해체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제대로 해결이 되어야 삶이 그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에게는 사고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그러하고 투쟁하는 노동자에게는 안전한 노동환경과 사측의 부당한 행위가 그러할 것입니다. 선거 때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거나 투표장의 계단과 문턱에 가로막혀, 휠체어 이용자는 대중교통 이용할 수 없어서 표를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에게 삶이 미뤄지는 때는 생각할 틈 없이 일이 너무 많을 때였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도요. 화장실 가기를 미루고 밥 먹기를 미루고 숨쉬기를 미룹니다. 노래를 들어도 웃긴 걸 봐도 감흥이 없습니다. 출근하면 누군가에게 쫓기듯 일을 했습니다. 얼마 전 자본주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일터로 엄청난 양의 일을 싣고 달려오는 이들의 맨 끝에는 대자본을 가진 사람들과 은행이 있더라고요. 쉽게 큰돈을 빌려주고 이자까지 갚으라고 쫓아올 때 안전하지 않은 노동 환경과 과중한 업무 강도가 발생합니다. 헌법이 명시하는 기본권도 인권도 사람을 자본화하는 데에는 걸림돌이 됩니다. 거대 자본의 영향 아래의 민주주의는 여린 속부터 바스러지다가 12월 3일 밤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자본주의가 허락한 민주주의의 끝을 우리는 혹독하게 겪고 있습니다.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제는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단단하고 안전한 민주주의를 만들고 그 민주주의가 허락하는 자본의 규칙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광장의 시간이 끝난 후에도 우리 모두에게 광장에서처럼 똑같이 시간이 주어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그리고 동료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틈이 있기를 바라며 저는 오랜만에 기본소득 운동을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기본소득이란 모든 사람에게 심사 없이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있는 정도의 현금을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보편 복지 아이디어인데요. 가시는 길에 매달 나에게 120만 원이 생긴다면 내 삶을 어떻게 꾸리고 싶을지 상상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안전하지 않은 일을 거절할 협상력이 생기고 목돈이 필요한 배움을 당장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일을 줄이거나 잠시 멈춰서 나를 돌보는 시간을 확보할수도 있겠습니다. 간편식 대신 건강식을 먹는 횟수가 늘고 친구를 만날 기회가 늘어나겠죠. BIYN에서 기본소득을 상상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운동한 10년 넘는 세월 동안 제 삶은 제가 상상한 방향으로 풍부해졌습니다. 그렇지만 경제적 상황은 빈곤해졌어요. 빈곤함은 사람을 쪼그라들게 만듭니다. 그래서 각자의 고유함을 훼손하지 않고 대자본을 재분배하는 기본소득이 필요합니다. 삶은 설명할 수 없는 많은 디테일로 채워져 있잖아요. 제가 상상하지 못하는 즐거운 삶을 계획하실 여러분과 지금보다 여유 있는 삶, 회복의 삶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기본소득이 주어진 나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시고요. 그런 게 가능해? 하는 의문이 있다면 그리고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면 BIYN을 검색해 보세요. 감사합니다.
어떤가요? 회원들의 발언문을 읽고 나니 마음이 뜨거워졌다거나, 기본소득이 더 궁금해지지 않나요? 여기 BIYN에선 기본소득이 중심이 되는 만남과 대화, 행동이 있어요.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즐거운 상상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