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왜나무
종톨녀 / 트리거 주의
아왜나무는 잎에 수분이 많아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이 있다. 그로 인해 산불을 막는 방화수로 심는다. 날짜 없이 일기장에 적혀 있었다. 누군가에게 빠진다는 것이 뜨거운 것이 가슴 속 빈 공간을 휘젓는 느낌이 들게 한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 구절을 통해 최종수는 주찬양에게 빠져든 날을 기억하게 되었다. 언제 시작된 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는 기억하지 못 했다. 그도 모르는 사이 열병의 날들이 시작된 것이었다. 첫인상은 성적인 끌림을 유발하기에 지나치게 수수하게 생겼다는 것이 전부였다. 큰 외꺼풀 눈, 키에 비해 얇은 뼈대, 긴 바지 아래에 이따금 드러났던 흰 발목. 그 이미지들이 주찬양을 이루고 있었다. 되짚어 보면, 얼굴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얼굴을 기억하는 날들에도 그랬다.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자세히, 오래 주찬양도 모르는 사이에 오랫동안 들여다봐야 했다. 잘 모르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할 수는 없었다. 잘 모르다 보면 이미지를 멋대로 왜곡시키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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